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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엔 이런 인물이 나섰으면
김소인 2012-09-17 추천 0 댓글 0 조회 2153

        대통령엔 이런 인물이었으면        
                           
                             金   素   仁


근래, 우리는 어지간한 정치인이면 대권 후보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음을 본다. 우리나라 대선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그 후보 수효가 지나치리만큼 다자구도 현상이어서 온 국민은 그들의 각각 인물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몹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그런데다가 하룻밤 자고나면 그들 후보 간 <헤어졌는데 합쳤고, 모였는데 결별>이라는 그와 같은 이합집산의 실제상황 사례 뉴스를 꼭 접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앞으로 그 대권후보 저마다의 운명적 판세나 향배는 어떻게 가려내져서 무슨 색깔로 변환하여 정치무대에 등장할런 지 그것은 아무도 점칠 수가 없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이젠 그 후보들은 지난 11월 25일과 26일을 기하여 제17대 대선 후보 공식 등록하면서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밤낮 유세라는 명분을 내세워 유권자들에게서 환심과 인기를 거두고자 아첨에 가까운 동작과 행보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또 각종 보도매체를 수단껏 활용하여 자신들의 대통령 출마 정당성과 정치적 입지를 널리 알리는데 주력한다.


한데, 지금엔 그들 경선 주자끼리 인신공격성에 가까운 맹비난 퍼붓는 것쯤은 예사가 되었고, 심지어 후보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한 논쟁점을 불러일으킬 수만 있다면 어떤 뚜렷한 한도나 기준도 없이 입헌국가의 기본 정체(政體)마저 어수선하게 마구 뒤흔들어 놓는 작태를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그토록 선거운동 양상은 대단히 혼탁해 졌다. 바로 이러한 때, 국민의 마음 사로잡으며 전폭적 지지받는 그런 뛰어난 위인이 대선후보로써 나타나 주었으면 오죽 좋으랴 싶어진다.


여기서 위인이라 함은 가장 평민적이면서 최고가치성 추구, 그리고 나아가 타고난 성품이 청렴결백 지향적인 그런 인물을 뜻한다. 바로 그 같은 적격자가 대통령에 선출되어야만 비로소 백성과 더불어 호흡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네 백성 속에 묻혀 정치를 꾸려 갈수 있으리라 여겨져서다. 더불어 이런 부질없는 생각도 덧붙여 본다. 어차피 평민적 성품의 대통령으로서 당선됐다면 그 취임식 거행 장소부터 이렇게 개선 선정했으면 한다. 즉, 권위적 표상인 국회의사당이 아니라, 서울 상암동 월그컵 축구 경기장 바로 옆 <난지도> 마룻 등성이에서 개최하기를.


그 <난지도/蘭芝島>란, 본시 조선왕조 시대부터 난초와 지초가 어울려 함께 자라는 강변 섬이라고 해서 우리 선조들에 의해 그렇듯 아름답게 명명해 붙여 놓은 지명이다. 그런데 금세기의 현대화라는 풍상 시류에 내몰리어 슬프게도 더러운 쓰레기더미 묻힌 등성이로 내쳐졌었다. 그렇지만, 10여 년 전 퍽 다행스럽게 인위적 소산이나마 무한히 울창한 숲과 여기저기 조경조성작업 노력 성과로서 작금엔 그 일대가 매우 빼어난 자연생태계 동산으로 새롭게 태어나 있다. 그러니까, 그곳 <난지도> 환경은 이미 갖가지 멧새들이 깃들고 다람쥐가 서식하는 그 정도의 생물생성 적격지로서 아주 변모되었다. 그런데다가 등마루 광장 너비도 웬만한 운동장 서너너덧 크기에 이른다. 또한 그곳엔 벌써 2차선 아스팔트 포장 간선도로망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승용차와 관광버스들이 날마다 잇달아 붐벼대며 수시 정상을 두고 오르내린다. 주차장도 완벽히 갖추어졌다. 그뿐 아니고, 곳곳 비탈지고 가파른 도로 어귀마다엔 교통상의 신호등까지 설치돼 있어서 관광순례인들 안전도모에 크게 보탬 되는 그런 상태이다.


그러므로 그 곳 등성이광장지대에서 만일 대통령 취임식 행사를 치른다면 금상첨화이며, 무엇보다 상징적 의미가 대단히 크다고 하겠다. 곧, 쓰레기터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장미꽃이 활짝 흐드러지게 피어났음을 국제적으로 자랑할 수 있어서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를 정치적 후진 독재국가로서만 계속 인식해 온 그런 부류 세계인들에겐 그 빗나간 사고방식을 아주 뜯어 내치고 새롭게 제대로 바로잡는 절호의 계기도 될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하여 그 <난지도> 등성이광장지대가 대통령취임식장으로 선정, 활용되었으면 한다. 하긴 어떤 대선 승리자 측에서 이 제언에 귀 기울이랴. 아니지, 도리어 시답잖은 말마디로 여기지 않았으면 그것으로써 퍽 다행이겠다. 그렇지만. 내친김에 오히려 좀더 볼륨(volume) 높여 소리 내고 싶은 대목이 있다. 그것은, 신임 대통령에겐 다음과 같은 기대 또한 걸고 싶다는 그 언성이다.


즉, 국정에 의해 지방 길 나섰다가 차창 밖으로 한 참 바쁘게 모내기하는 농민들이 눈에 띠거든, 재빨리 차를 한쪽 길가에 멈춰 세워두고서, 와이셔츠 소매와 바짓부리를 척척 걷어붙이고 논물 찬 가운데로 첨벙 뛰어들어 그 농민들과 땀 흘리며 모종작업 수고도...


그러면서, 새참으로 내온 막걸리를 한 사발 떠서 된장에 얹힌 풋 고추로 안주삼아 농민들과 서로 격의없이 나누다가 흙탕물 튀어 묻은 얼굴 새삼 마주 쳐다보곤 너무나 즐거운 표정 감추지 못해 한바탕 크게 소리 내어 호기롭게 폭소 터트리는 그런 소탈한 성격의 대통령으로서도.


또 때때로 남산 오솔길이나 한강둔치 찾아 산책하는 시민들과 어울려 대화하고 토론도하여 세상 인심향방과 물정 읽는 그런 섬세한 대통령으로서도.


그리고, 가끔은 부인과 동반하여 청와대권역을 벗어나 장안의 한 야시장 찾아 이것저것 시세 알아 뒀다가 물가정책 입안에 참고하는 그런 경재동향 파악에 손꼽히는 대통령으로서도,


그런가하면, 엄동설한의 시내 어느 거리에 나와 육교 건너고 지하도 지나 가두 자선냄비 모금 현장에 도착, 매우 잠깐이나마 봉사요원들과 더불어 손종 흔들어가며 뭇 행인들에게 불우 이웃돕기 적선 실천을 적극 호소해 보이는 그런 인정 넘쳐흐른 대통령으로서도.


그뿐 아니라 성탄전야, 어린 고아 찬양대와 취주악대가 일부러 시간 내어 청와대 정문께 이르러 크리스마스 캐럴 불렀거든, 그 즉시 그들을 각별히 반갑게 맞아들이어 언 손 잡아 녹여주며 따뜻한 음료도 내놓아 베풀어줄 그런 내조 두텁고 깊은 애정 어린 부인을 둔 그런 행운의 대통령으로서도.


이상은, 한낱 환상의 꿈이었다고 쳐도 좋다. 이번엔 상식을 뛰어넘는 한폭의 추상화를 내건다. 다름 아니라, 대통령직무 임기 마치고 청와대 떠나는 그 당일 그 시각,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부부 함께 홀가분한 심정으로 다정히 손 맞잡은 채 광화문 네거리께 까지 몸소 걸어 나와선, 시민회관 바깥 돌계단에 잠시 올라 에워싼 군중들에게 퇴임소감 한마디 남기고서,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으며 옛 살던 허름 집 향해 초연히 걸음 옮긴 그런 장면 담긴 그림이다.


이는 어쩌면 너무 강렬하고도 당돌한 소재배경 묘사의 한 점인 회화체(繪畵體)라 하겠다. 그러하나 대통령이라는 모델의 인물됨 여하에 따라선 그 그림바탕을 표현하는 도식은 그 색채와 함께 얼마든지 다양화될 수 있다고 여긴다. 해서, 이런 발상도 더 한층 갖게 된다. 여태껏 무슨 포상 때문이 아니라, 그저 오로지 국민에게 헌신 봉사했을 뿐이라며, 국가 공법 규정제도에 따른 연금 수령 사양은 물론, 여생 통해 특별예우, 즉 호텔, 항공기, 고속철, 여객선박 그리고 국립종합병원 등등의 초특급실 무상이용 특혜 제공 일체도 연연 없이 대번 고사하고서, 청와대 정문을 가볍게 훌훌 나선 그런 출중난 퇴임대통령, 그래서 그의 그 멋진 뒷모습 역시 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그것이다. 그런데 그 처럼 청사에 길이 빛낼 거동은, 모름지기 민족사랑 넘친 거목만의 충절단심 몫에서 잉태, 출산된다고 그렇게 구분짓고 싶다.

자, 그런데 올 12월 19일 대권 선거가 벌써부터 한껏 기다려지는 가운데 그 귀추 또한 자못 궁금하여 지는구나. 어떤 결과가 생겨 날것인지에 관해서다. 그러나 결국은 그 때 이 나라 유권자들 의식 수준정도 만큼의 대통령이라는 그 인물이 탄생될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 자명하다. 그러니, 너도나도 우리 정신 아주 바짝 차려 제대로 투표에 임해야 옳다. 국가경영 잘 되고, 따라서 항상 번영?융성해지려면 그 수단 이행밖엔 다른 도리 없지 않은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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