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공인되고 난 후 지상에 세워진 교회건축물은 장축형과 중심형 이라는
두 가지의 평면 형식을 바탕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장축형 평면이 로마의 공회당
이었던 바실리카 울피아의 형식을 따랐다는 이야기는 이미 알려드렸던 것 같습
니다.
왼쪽이 트라얀 광장을 측면에 둔 바실리카 울피아의 평면이고 오른쪽은 내부의
모습입니다. 바실리카 울피아는 광장쪽으로 출입하게 되어 있으며 상부와 하부
에 두 개의 반원형 엡스를 가지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행정관이 민원 사무를 보는
곳이며 다른 한 쪽은 노예들이 풀려나는 장소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부의 엡스
는 트라야누스 시장으로 통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바실리카형으로 지어진 초기 기독교 시절의 교회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성 사비
나 성당 입니다.


평면을 보면 알수있듯이 성 사비나 성당은 바실리카 울피아의 아랫쪽 엡스를 없
애고 그 쪽에 나르텍스라는 전이공간을 만들고 출입구를 두었으며, 상부쪽 엡스
는 그대로 두어 제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단이 위치하는 상부쪽 엡스를 동
쪽(예루살렘 방향)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자연히 교회의 입구는 서쪽이 되는데
입구에서 제단쪽을 바라보는 시선에 방향감을 부여함으로써 종교적 의미를 나
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클리어스토리라고 불리우는 고창(높은 곳
에 있는 창)을 이용해 채광을 함으로써 교회의 주랑부분은 밝고 측랑 부분은 어
두우며, 교회의 상부와 하부의 명도 차이가 나는 등의 방법으로 종교적인 느낌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바실리카 울피아가 그리스 신전의 내부공간을 세속적인 공
간으로 만들었던 것을 성 사비나 성당은 이러한 방법등을 통해, 로마인들에 의해
세속회돤 공간(공회당)을 다시 종교적인 공간으로 변화시켜 놓았던 것입니
다.
중심형 평면은 마르티리움이라고 하는 순교자의 무덤에 딸린 기념시설물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우리가 제사를 지내면 제사음식을 나누는 것처럼 서양에서도
순교자를 기념하는 의식에서 사용된 음식을 나누는 풍습이 있었으며, 마르티리
움은 이런 의식이 행해지던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이 마르티리움은 5세기가 되
면 교회건축으로서 집회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는데, 비슷한 기능을
가진 건물로서 바실리카 울피아와 함께 교회건축의 모델이 되었던 또 하나의 예
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영묘입니다.

이 건축물은 중심형 평면을 가지고 있으며, 3세기에 지어졌는데 당시에는 디오
클레티아누스 궁전안에 있는 쥬피터 신전과 대칭되게 놓여져서 황제의 위엄을
나타내려고 하였지만 7세기에 이르면 디오클레티아누스에게 죽임을 당했던 성
돔니우스를 기리는 대성당(The Cathedral of St. Domnius)으로 전환되어 사용
되기도 합니다.
이 영묘에서 영감을 받아 세워진 교회건축물이 성 코스탄짜 성당입니다. 성 코스
탄짜 성당은 원래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딸을 위한 영묘로 지어졌지만 교회건
축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성당은 평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바실리카의 공간을 중심형에 통합하는 형
태를 취하고 있는데 중심부는 밝고 회랑부분은 어두운 것이 바실리카의 주랑부
분이 밝고 측랑 부분이 어두운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실리카 형과 중심형 다시 말하면 장축형과 중심형은 서양의 고전건축 특히 교
회건축의 변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이후 서양 건축에서 교회건축은
이 두가지의 형식이 각각 발전하기도 하고 또 통합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를
이루어내게 됩니다. 물론 현대에서는 이러한 원칙들이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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