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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사귀와 열매
황규홍 2019-06-24 추천 0 댓글 0 조회 470
[성경본문] 마태복음21:18-22 개역개정

18. 이른 아침에 성으로 들어오실 때에 시장하신지라

19. 길 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잎사귀 밖에 아무 것도 찾지 못하시고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가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하시니 무화과나무가 곧 마른지라

20. 제자들이 보고 이상히 여겨 이르되 무화과나무가 어찌하여 곧 말랐나이까

21.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하지 아니하면 이 무화과나무에게 된 이런 일만 할 뿐 아니라 이 산더러 들려 바다에 던져지라 하여도 될 것이요

22.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 하시니라

제공: 대한성서공회

지난 수요일 아침, 경남 진주성내에 가장 오래된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진주성은 논개 할머니께서 임진왜란 당시 적장을 안고 물에 뛰어든 애국충정의 정신이 서린 곳입니다특히 이 나무는 진주성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논개 할머님도 함께 살았을 것으로 여겨지고, 논개 할머니의 애국충정을 기념하는 호국사 앞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나무가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600년 세월을 지낸 나무답게 높이가 15m이고 둘레가 3.8m로 크고 무성한 나무였습니다. 그런데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니 나무의 밑동은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약한 밑동과 부실해진 뿌리가 비를 맞아서 무성한 나뭇잎의 젖은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진 것입니다나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나이가 많고, 유명한 것도 아니고 무성한 잎과 그 크기가 아닐 겁니다. 나무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고, 그 생명의 근원이 되는 뿌리입니다. 그 다음이 그 뿌리에서 흡수한 양분과 수분을 전달하는 줄기입니다.

 

그런데 이 느티나무는 논개 할머니와 같은 시대를 살았을 만큼 나이도 많고,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나무로서의 명예도 가졌고, 거기에 맞는 대우도 누렸습니다. 크기도 크고, 잎도 무성했습니다. 그렇지만 뿌리가 약하고, 줄기가 텅 비어있어서 그 나이와 명예, 덩치와 무성함을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쓰러진 이 느티나무를 보면서 오늘 제도 교회와 교회로 부름받은 저의 모습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겉은 무성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는 속빈 강정의 모양새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본질은 흐려지고 그 형식만 잡고 있는 늙은 느티나무는 아닌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2000년도 훨씬 전에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고하셨습니다. 그것도 이해하기 제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무화과나무를 가지고 시청각교육을 해주셨습니다. 이 시간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신 무화과나무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귀타고 예루살렘의 들어가신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하셨던 일은 성전을 깨끗하게 정리하신 일이었습니다. 성전에서 자신들의 명예와 이익, 교권을 지키기 위해 예배를 망가뜨린 종교지도자들을 향해 너희들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 화를 내셨습니다. 그리고 제물을 바칠 짐승을 팔고 헌금을 환전하는 장사꾼들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셨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베다니에 있는 친구 나사로의 집으로 내려가셔서 하룻밤을 쉬십니다. 다음날 새벽, 안식 후 첫날이니 오늘로 말하면 월요일 새벽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예루살렘 성안으로 들어가십니다예수님께서 편히 주무셨을까요? 거룩한 하나님의 집이 강도의 소굴이 변해버린 것으로 인해 괴로움에 뒤척이셨을 겁니다. 또 거룩한 아버지의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린 종교지도자들과 장사꾼들에 대한 분노와 연민으로 한 잠도 못 주무셨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벽 일찍 다시 성전으로 향하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려니 당연히 아침을 안 먹고 나오셨겠지요? 배가 고프셨던지 걸어가시면서 주변에 서있는 나무들을 돌아보십니다. 아침으로 먹을 만한 열매가 없을까 해서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른 봄이기 때문에 먹을 만한 열매를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의 눈에 들어 온 것이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까이 가셔서 무엇이 좀 열렸나 뒤적여 보십니다. 하지만 아직 무화과열매가 열릴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성한 잎사귀 밖에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십니다. 이른 봄에 나무에서 열매를 찾으시는 것도 이상한 일인데, 열매가 없자 너는 이제부터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라고 저주를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나무가 말라 죽어버립니다이 이야기는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예수님하면 사랑의 상징이신데, 그런 분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애꿎은 나무에게 화풀이를 하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배가 고프고 피곤해지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이 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그러셨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백 번을 양보해서 예수님은 참 하나님이시고 참 인간이라고 신앙고백하는 대로 참 인간으로 오셨으니까 배도 고프시고, 스트레스도 받으신데다, 예민해지셔서 화가 나셨다고 치더라도 임마누엘, 메시아로 오신 분이 그걸 못 참으시고 나무를 저주하셔서 말려 죽여 버리셨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 드릴 수가 없는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셨을까요? 그 해답은 잎사귀 밖에는 아무것도 없으므로라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전날, 강도의 소굴로 변해버린 성전에서 소동을 일으키셨습니다. 친구 나사로의 집에 오셔서 눕기는 하셨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심란(心亂)하셨겠습니까? 잠을 못 이루시다가 새벽이 밝아오자 서둘려 성전으로 가시다가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와 마주하게 되셨던 겁니다그 순간 예수님의 마음에 형식만 무성한 성전이 떠올랐던 것입니다. 정작 맺어야 할 사랑과 정의와 성실의 열매는 찾아볼 수 없고, 복잡하기 짝이 없는 여러 가지 규정으로 만들어진 형식적인 예배(제사)만 남아 있는 성전과 그렇게 변질시킨 사람들이 떠오르신 것입니다하나님께 바친다는 명분으로 드려지는 수많은 예배(제사)는 종교 권력을 가진 제사장들과 그 수하들의 배만 불리고 있습니다. 지금 예수님께서는 열매 맺지 못하는 성전(교회)의 운명을 암시하여 주시기 위해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신 것입니다.

 

세상의 논리로 보면 애꿎은 무화과나무가 불쌍해 보일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자 예수님이 모든 생명의 주인이라는 빛에서 사건을 해석하면 다른 면이 보입니다예루살렘에 들어오실 때, 나귀와 나귀 새끼를 풀어오라고 말씀하시며, 만일 주인이 무슨 말을 하거든 주께서 쓰시려고 합니다.”라고 대답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예수님의 정체성이 암시되어 있습니다예수님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주인이십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쓰시겠다고 하면 어떻게 쓰임을 받든지 쓰임받는 생명에게는 그것이 도리이고, 명분이고, 명예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쓰임 받으시길 원하십니까? 베드로처럼, 지난 주에 살펴보았던 시몬처럼 쓰시기도 하지만 본디오 빌라도나 가룟 유다처럼 쓰시기도 합니다디모데후서 2:20-21절에는 큰집에는 금그릇과 은그릇뿐만 아니라 나무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여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라고 말씀합니다저와 여러분 모두 깨끗한 그릇이 되어 주인이신 주님께서 귀하게 쓰시는 그릇, 귀하게 쓰시는 생명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다시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떨어지자 무화과나무가 곧 말라버립니다. 그것을 보고 제자들이 놀라서 묻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무화과나무가 당장 말라죽을 수 있습니까?” 제자들이 또 예수님의 마음을 못 읽고 헛다리를 짚습니다어떤 분이 보라는 달은 안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고 시비를 건다.”는 말을 했습니다. 본질을 못보고 방법과 수단만 가지고 요란을 떠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지금 제자들이 꼭 그렇습니다예수님께서 왜 그렇게 행동하셨는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무화과나무가 말라죽은 현상만을 기이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을 책망하지 않으십니다. 어차피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해야 그동안 예수님께서 하신 행적이아 말씀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저 제자들의 궁금증에 대답하십니다. 이어지는 21-22절의 말씀입니다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믿고 의심하지 않으면, 이 무화과나무에 한 일을 너희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산더러 들려서 바다에 빠져라.’하고 말해도 그렇게 될 것이다. 또 너희가 기도할 때에, 이루어질 것을 믿고 기도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일이 가능한 것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중에 계시다는 믿음만 분명하다면 말 한마디로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살아있는 믿음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예수님께서 성전에 대해 화를 내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성전에 많은 제사와 의식이 있지만 정작 중요한 본질인 하나님이 빠져있고, 그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빠져있습니다. “내 집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성전(교회)의 본질을 말씀하시며, 그 본질을 잊고 형식만 붙잡고 있다고 나무라십니다.

 

기도라는 것은 하나님을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향해서는 기도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결국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이고,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고, 결국 그 자리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다는 뜻입니다그런데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이 계셔야할 성전(교회)을 집주인이신 하나님께서 더 이상 계실 수 없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다고 책망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푸른초장 가족 여러분, 우리의 교회에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 계십니까? 교회로 부름 받으신 여러분 가운데 성삼위 하나님께서 내주하고 계십니까? 참 기도 생활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항상 하나님께 말씀하고, 하나님과 관계를 유지하고,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의 본질은 믿음입니다. 기도는 목소리가 커야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오래해야 하는 잘하는 것도 아니고, 말을 잘한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방언이라든가 무엇인가 특별한 방법으로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입니다. 기도라는 것은 내가 변하는 것이지 하나님이 변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절대로 내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혹시 스네이크 핸들러(Snake Handler)라고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미국 오순절 교파 중에 예배 중에 뱀을 다루는 교회가 있습니다. 그들은 마가복음 16:18손으로 뱀을 집어 들며, 독약을 마실지라도 절대로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문자 그대로 믿고 독사를 맨손으로 다룹니다이게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일까요? 혹시 하나님을 시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실제로 이 교파에 속한 지이미 쿠츠(Jamie Coots)라는 목사가 TV 생방송에 나와서 뱀을 다루다가 물렸습니다. 그는 한사코 치료를 거부하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이 거짓말하신 건가요? 아니면 하나님께서 무능하신 건가요?  믿음을 가장해서 하나님을 시험하는 우매함을 보인 사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지만 아무 일이나 하지는 않으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독사를 맨손으로 다루면서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지 결코 믿음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왜 이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아무 것이나 구하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 아니라, 믿음으로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혹시 믿지 않고 어떻게 기도할 수 있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그러나 본인의 기도를 돌아보십시오. 100%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믿고, 그분에게 100% 자신을 내 맡기는 기도를 하셨나요? 아니면 불안하기 때문에 기도하고, 답답하기 때문에 기도하고, 신세 한탄할 곳이 없어서 기도하고 계시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주님은 기도할 때, 언제나 하나님이 듣고 계시고 역사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저와 여러분의 기도가 그런 기도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설교를 맺으면서 이 말씀에 우리 자신을 비추어 보려고 합니다. 주님이 우리에게서 열매를 찾으실 때 어떤 열매를 내놓으시겠습니까우리에게는 잎사귀가 많습니다. 예배도 드리고, 말씀묵상(QT)도 열심히 하고, 때로 크고 작은 물질도 드립니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봉사도 하고, 성경도 배우고, 찬양과 연주도 하고, 나가서 전도도 합니다. 그것들은 모두 잎사귀입니다그 잎사귀가 자라다보면 어느새 열매가 맺혀집니다. 거룩함, 선함, 절제, 친절, 사랑, 자족, 기쁨과 같은 많은 종류의 열매가 열리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어떠한 열매가 달려야 하겠습니까?

 

저와 여러분의 삶에 주님께서 찾고 계시는 열매가 가득한 푸른초장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잎이 무성하다는 것은 결코 문제가 아닙니다. 잎이 무성해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물가에 심기운 나무처럼 예배, 찬양, 봉사, 성경공부, 전도 모든 것이 무성한 푸른 초장되시기를 축원합니다하지만 푸른초장의 주인되시는 예수님께서 찾으시는 열매가 없다면 잎을 무성하게하기 위한 모든 수고가 헛것이 되고 맙니다. 거룩함, 선함, 절제, 친절, 사랑, 자족, 기쁨의 열매를 맺으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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