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사마리아와 갈릴리의 경계를 지나가고 계실 때였습니다. 어느 마을에 들어가고 계셨는데 한센병 환자(나병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멀찍이서 따라옵니다. 이들 중 아홉 명은 유대인이고, 한 명은 사마리아인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대로 당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상종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라서 이들이 같이 있었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다만 그곳이 유대와 사마리아의 경계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유대 땅에서 쫓겨난 유대인 한센병자들과 사마리아 땅에서 쫓겨난 사마리안인 한센병자가 한 지역에 함께 모일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의 처지가 유대인이냐 사마리아인이냐를 따질 수 있을 만큼 녹녹한 처지가 아니었을 겁니다. 그만큼 비참하고 참담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정 거리가 되자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고 멀찍이 서서 “예수 선생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라고 소리칩니다. (눅17:11-13) 12년 혈루병을 앓았던 여인이나 38년 중풍 후유증으로 장애를 겪었던 환자 같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마주보고 말씀드릴 수 있었지만 이들 10명은 처지가 많이 달랐습니다. 한센병(나병)자들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부정한 사람’의 대명사였습니다. 구약의 법에 따르면 그들은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서 100보(600-700m) 이상 떨어져야 했습니다. 혹시라도 사람들이 옆으로 지나가게 되면, 윗입술을 가리고 “부정한 사람이오.”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쳐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가까이 와서 부정하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풀어야 되고, 절대로 빗질을 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멀리서 보아도 한센병자인 것이 표시가 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제사장에 의해 병세가 확정되면 동네 밖 고립된 지역에서 살도록 강요를 받았고, 그 병이 치유되지 않는 한 동네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레 13:45-46) 벤허라는 영화를 보면 한센병(나병)에 걸린 어머니 미리암과 여동생 티르자가 동네 밖에 한센병(나병)환자들이 모여살고 있는 곳에 머물러야 했던 까닭이 바로 이 율법 때문입니다.

이들이 가진 질병으로 인한 육신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육신의 고통과 함께 찾아온 생활의 고통, 가족, 직업 명에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사회적 고통은 육신의 고통 그 이상입니다. 게다가 부정한 사람이라는 영적 낙인과 차별은 더 이상 사람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크나 큰 아픔이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센병(나병)자들은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고 멀찍이 서서 예수님을 불렀을 것입니다. 그들은 돈을 구한 것도 아니고, 죽은 후에 천국에 가게 해달라고 조르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불쌍히 여겨 주소서" 소리를 질렀을 뿐입니다. “우리들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우리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하는 한센병(나병)자들의 간청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유심히 보시면서 제사장들에게 가서 너희 몸을 보여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사장들에게 가서 너희 몸을 보여라”고 말씀하신 것은 한센병(나병)과 같은 악성 피부병이 깨끗이 나았는지를 제사장에게 보여 확인해야 한다는 율법 규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레 14:2-3) 이어지는 성경은 “그들은 갔고, 가는 길에 그 몸이 깨끗해 졌다.”라고 말씀합니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 한 마디에 열 명 모두에게 치유의 기적이 일어 난겁니다. 푸른초장 가족 여러분, 혹시 예수님께서 여러분들을 불쌍히 여기셨던 그 순간을 기억하십니까? 그 순간에 느꼈던 그 정결함과 생동감을 기억하십니까? 여러분들이 예수님의 깨끗케 하시는 그 능력을 느끼면서 기쁨으로 소리지르지는 않으셨나요? 새 생명이 여러분 가운데 시작되었음을 느끼시지 않았습니까? 날마다 그런 순간이 재현되기를 축원드립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알고는 “하나님께 소리 높여 영광 돌리며 가던 길을 돌아와” 예수님 앞에 발 앞에 무릎을 끊었습니다. 메시지 성경은 “어떻게 감사할지 몰라 무릎을 꿇었다.”라고 표현합니다. 그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17:14-16) 그럼, 깨끗해진 나머지 아홉 사람은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 예수님 말씀대로, 또 율법의 규정대로 그들은 제사장를 찾아가 자신들의 몸을 보이고 깨끗해졌다는 선언을 받았을 것입니다.(레 14:1-32 참조)  이것은 8일간의 무척 까다롭고 복잡한 의식을 수반합니다. 먼저 그는 온몸의 털을 깎고 목욕을 한 후에 검사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는 희생 제사를 하면서 피를 뿌리고 기름을 몸에 바르는 정결의 과정이 따르고, 이어서 기름 바름과 속죄예물을 드리는 단계가 계속됩니다. 이런 모든 과정이 끝나면, 또 8일간을 기다리며 재발여부 확인해야 합니다. 이와같은 16일의 종교적인 의식에 모두 끝나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들 문둥병자들은 이제 몇 년 동안은 그들의 병을 치유 받았다는 능력 있는 간증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아마, 그들은 예수님께서 몇 마디의 말만으로 그들의 병을 고치셨다는 사실을 간증하는 것으로 그들의 남은 인생을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멋진 간증입니까?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자신들이 알지도 못하는 분을 말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이 전혀 모르는 구세주의 능력에 대해서 증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주님과는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도 여러분들에게 예수님께서 어떻게 생기신 분인지 어떤 삶을 사셨는지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예수님께 가까이 갈 수도 그분의 마음을 알 수도 없습니다.

푸른초장 가족 여러분, 이렇게 하나님께 돌아왔던 소중한 영혼들이 지금 힘을 잃고, 다시 타락하여, 삶이 완전히 파괴되는 안타까운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삶에 예수를 닮은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하나님과의 관계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과거의 그 단 한 번의 경험에 의존하여 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결코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지금 예수님과 함께 일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 길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라고 되내이면서 혼자서 내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기도합니다. 이 길이 예수님과 함께 걷는 길이 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여러분의 길이 예수님께서 동행하시는 길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여러분의 그 길이 모아진 우리 푸른초장교회 공동체가 가는 이 길이 예수님이 함께 가시는 길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하지만 누가는 그 아홉 명의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알고는 하나님께 소리 높여 영광 돌리며 가던 길을 돌아와 예수님 앞에 발 앞에 무릎을 끊어 감사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눅17:15-16). 병고침을 받은 사람은 모두 열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기 병이 나은 것을 확인하고 바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께 엎드려 감사를 드린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 사람이 나음을 받지 않았느냐? 아홉 사람은 어디 있느냐? 돌아와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사람이 이 이방인 말고는 아무도 없느냐?”고 물으시고는 사마리아 사람에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고 너를 구원하였다.”(17:18-19) 예수님의 이 말씀을 보면 한센병(나병)자 열 사람은 모두 병을 치유 받았지만, 구원을 받은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 한 명뿐입니다. 그는 병이 나은 것에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러 예수님께로 돌아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사람의 그 행위가 바로 믿음의 행위라고 보셨습니다. 그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나병환자 열 사람의 치유와 구원에 관한 이야기에 바로 이어 하나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눅 17:20-21) 하나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가 달력을 보고 날짜를 세고 있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누가 ‘여기를 보아라!’ 하거나 ‘저기 있다!’ 한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너희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예수님 대답의 요점은 “하나님 나라는 이미 너희 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하나님 나라가 이미 바리새인들 가운데 있다.’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을 회칠한 무덤과 같은 위선자라고 날카롭게 비판하신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 가운데 하나님 나라가 있다고 말씀하신다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지금 예수님과 함께 있습니다. 여기서 ‘너희 가운데 있다’는 말씀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미 예수님께서는 나사렛 회당에서 구약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읽으시고는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눅 4:21)고 말씀하신바 있습니다. 또 “내가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귀신들을 몰아내는 것이라면, 하나님의 나라가 확실히 여기 있는 것이다.”(눅 11:20)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가 너희 가운데 있다”는 말씀은 하나님 나라가 예수님과 함께 와 있다는 것입니다. 곧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 안에 있다는 말씀입니다.

치유를 받은 한센병(나병)자는 열 사람이었지만, 구원을 받고 돌아간 사람은 몸이 깨끗해진 것을 보고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께 감사를 드린 사마리아 사람 한 명뿐이었다는 사실은 구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줍니다. 한센병(나병)의 치유, 곧 육체적인 치유가 구원의 한 가지 표시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육체의 치유가 구원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오병이어와 같은 기적을 보고 예수님을 추종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이 하나님 나라에 있는 것이고, 구원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더 직접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예수님이 바로 구원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이적을 보고 예수님을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날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관계에 의해 예수님을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쫓아만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면 예수님을 떠나 버립니다. 마치 돌아오지 않은 아홉 명의 나병환자와 같이 말입니다. 그들은 몸이 깨끗해진 것으로, 외적인 치유 자체로 만족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을 치유해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드리기보다는 빨리 제사장들에게 가서 깨끗해진 몸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을지 모릅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께 병고침이나, 오병이어와 같은 기적이나, 심지어 죽은 나사로를 살리는 것과 같은 기적이 아주 정성과 힘을 많이 들여야 하는 특별한 일일까요? 아니면 언제든지 아주 쉽게 하실 수 있는 일상적인 일일까요? 우리 예수님은 말씀 한 번으로 온 우주를 지으신 분이 성삼위 하나님이십니다. 숨결 한번으로 인생을 살아있는 영으로 변화시키신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는 것은 병고침을 받은 아홉 명의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 곁은 떠난 후 돌아오지 않은 아홉 명의 몸은 깨끗해졌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마음과 정신과 영혼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요? 예수님과 함께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예수님께로 돌아와 예수님과 함께하고 있는 한 명만이 구원, 하나님 나라를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남의 이야기는 접어두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말씀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저와 여러분의 삶은 어떤가요? 우리는 깨끗해진 몸을 제사장에게 달려가 보여주고 정결하다는 선언을 받고 싶은 아홉 명에 가까운 가요? 아니면 몸이 깨끗해진 것을 보고 돌아와 예수님과 함께하고 있는 사마리아 사람에 가까운가요? 물론, 육신의 질병을 치유받는 것, 물고기 다섯 마리와 보리 떡 두 개로 5천 명을 먹이시는 것과 같은 기적,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어려움과 마음속의 고민 이런 것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해결받는 것이 가치없는 것이나 별거 아닌 것이라는 건방진 말씀을 드리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런 치유와 기적의 역사가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다만 이러한 예수님을 만났었던 축복들 이전에 지금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이 먼저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가 임마누엘로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의 영접함으로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축원 드립니다. 예수님과 마주치는 것, 만났었던 것도도 매우 귀한 일입니다. 아홉 명의 한센병자(나병환자)들이 예수님과의 마주침을 통해 나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만났었던 것과 지금 만나고 잇는 것을 컬코 같지 않습니다. 예수님과 만남을 유지한 한 명만이 구원을 받았음을 기억하시고 항상 예수님과 동행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우리의 예배가, 우리의 찬양과 우리의 기도가 그리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이 예수님을 만나는 마당이 될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