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초장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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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찾아오는 봄
손연숙 2007-03-16 추천 1 댓글 4 조회 369

부천시 중동의 우리 집은 지금 어느 작은 온실을 방불케 할 만큼 예쁘고 좋다.

꽃때문이다. 2월달만 해도 좀처럼 벌어질 낌새를 보이지 않던 군자란이 한달동안 집을 비운 사이 엄청난 양의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밝은 오렌지톤의 꽃망울 속에 노란 꽃술로 자리한 채, 창을 통해 비치는 햇살을 받은 그 자태는 정말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작년에 화분이 터져라고 무성하게 뿌리를 내렸기에 조심스럽게 한 뿌리를 갈라 놓았는데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지 완전히 두개의 화분이 되었고 거기에서 하나에서는 두개의 꽃대가, 그리고 작은 화분에선 꽃대 하나가 나와 합 3대의 줄기에서 나온 꽃송이가 무려 50개가 넘는 꽃송이를 달고 있다. 게다가 얄밉게 2,3일을 피우고 시들고 마는 그런 꽃이 아니라 자그마치 두주가 넘게 우리집을 환하게 만들고 내 마음을 기쁘게 해주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주일은 넉근히 더 버티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일하다가, 아니면 무엇에 몰두하다가, 또 밖에서 들어오면서 활짝핀 얼굴로 나를 맞으며 웃고 있는 꽃망울에서 말할 수 없는 즐거움과 활력을 느끼게된다. 어느 누가 이렇게 홀가분한 즐거움을 사람의 마음에 줄수 있을 까? 사진을 찍어 메일로 올릴 수 있는 실력이 없음이 너무 안타깝다.

게다가 2월부터 하나씩 망울을 연 분홍색 철쭉이 수줍은 듯 그 옆에서 은은한 자태를 뽑내고 있고 그것만이 아니다.

2년전, 사관학교 성탄축하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증경교장들에게 들려준 아주 작은 포인세치아 화분이 이상할 정도로 큰 나무가 되어 계절도 모른채 빨간 꽃을 한 아름 피우고 있다. 거의 모든 포인세치아가 조금 살다가 시들고 마는데 이런 종류는 나도 처음이다. 완전히 나무모양을 하고 겨우내 파란 잎만 무성하더니 3월이 되자 꼭대기부터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여 이제는 아주 불덩어리가 되어 시선을 잡고있다. 수시로 화분을 바라보며 그 누구도,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하나님의 솜씨에 찬사를 드리게 된다. 비행기의 창 밖으로 내려다보는 알라스카의 황막한 빙원에서 가슴이 막히도록 시린 하나님의 솜씨를 볼 수 있었다면, 차창을 통해 더 가깝고 선명하게 보이는 밤하늘 별들의 영롱함 속에서 하나님의 전능하신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집 베란다에서 각기 다른 모습과 다른 색갈로 환하게 웃고 있는 예쁘디 예쁜 꽃들속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과 오묘하신 섭리를 내 몸과 영혼에 공급받는 아름다운 아침, 아가서의 사랑의  노래가 내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 내 사랑하는 님이 말한다. 나의 사랑 나의 님이여, 일어나 함께 갑시다.

겨울도 지나고 비도그쳤으며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는 때가 되어 비둘기 소리가 들리고 있소. 무화과가 맺히기 시작하고 포도나무가 꽃이 피어 향기를 날립니다.

나의 사랑, 나의 님이여, 일어나 함께 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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