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날 도착하여 11동안 머물던 동현이의 집에서 지방영 게스트 하우스로 이사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새 아기의 짐이 이집으로 들어오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제 7월16일까지 한국에서 그리고 LA에서 오신 가족들을 모두 보내드리고, 사관님과 저는 Arlington Hts에 있는 본영소속 게스트하우스로 옮겨서 한국에 나갈 때까지 좀 쉬다가 가게 됩니다. 새롭게 집을 수리하고 깨끗이 청소를 한 집으로 들어가면서 너무나 세심한 배려로 모든 것을 준비해 주는 미국 구세군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한 열흘을 살았는데도 우리 세 사람의 짐보따리와 먹을 거리들로 큰 아들의 차가 꽉찹니다. 물론 외식도 많이하지만, 꼬랑내 나는 된장과 속을 다 뚫어놓는 것 같은 김치의 맛을 어짜하겠습니까? 물론 여기와서 배추를 사다가 김치를 3병이나 담았습니다. 갈때까지 먹어야 하니까요.
짐을 챙기면서 다시 생각하게됩니다. 제가 사관학교를 마치고 처음으로 서울혜천원에 부임할 때 보따리가 달랑 2개뿐이었습니다. 몇권의 책과 이불, 그리고 몇점의 의복들, 그땐 짐이 작은 것이 왠지 창피하고 부끄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지금, 어디를 가나 belonging 이 너무나 많습니다. 깨끗하게 버리지 못하는 내 자신이 죄송스러워 용기를 내어 버리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아직도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사람들에게 성녀로 인정받았던 테레사 수녀님이 생각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후 화면에 비취었던 그의 유품으로 목침대와 성복한벌, 결국 마음을 비우고 사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비울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때론 어떤 분에게 중요한 것도 다 버린다고 꾸중과 질책도 받습니다만, 난 계속 버리겠다고 마음속으로 작정합니다. 안 버리고 다 모으다간 하늘이 창고라도 감당하기 어려울테니까요. 그리고 다시 다짐합니다.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모든 육신의 생각과 교만과 욕심을 함께 버려야겠다고...
오늘도 이곳 시카고는 시원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안와서 밤에는 추워 이불을 덮고 자야할 아주 상쾌한 날씨입니다. 우리 동현이 결혼식 날에도 이런 좋은 일기를 주실 하나님께 미리 감사드며.
푸른초장교회의 사랑하는 모든 가족들에게,
시카고에서 손연숙 사관이.
댓글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