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예림이 때문에 참으로 마음이 기쁜 주일이었다. 우리 교회의 오직 하나뿐인 어린이기에 온갖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긴 하지만, 하는 짓이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맨 먼저 만나면 하는 인사가 배꼽인사다. 양손을 배꼽에 대고 머리를 숙여 '안녕하세요' 하고 건네는 인사는 설사 불편한 심기가 있었더라도 한방에 그 저기압을 날려버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일주일 만에 만나는 정이 언니, 윤이언니와 반가운 만남도 갖고, 하나 둘씩 교회안에 들어 오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예림이의 아침 예배가 시직된다.
아직 주일학교 조직이 안되어 따로 체계적인 교육을 갖지못함이 아쉽기도 하지만, 난 오히려 이런 예림이의 신앙생활이 어쩌면 최상의 기독교교육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중의 하나다. 그것은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교회에 나와 함께 앉아서 찬송부르고 같이 기도하고 좀 지루하긴 해도 아무런 제재없이 한 시간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이들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랬다. 악대원들이 예배준비를 마치고 준비찬양을 인도하는 부교님이 강단에 오르자 예림이가 제일 앞자리, 강대상 바로 앞에 자리를 잡는다. 손벽 칠 준비를 하고서 말이다. 어른들이 앉는 의자에 앉으니 쪽 뻗은 다리가 의자 쿳션 끝을 조금 넘어 앙징맞게 뻗어진다. 피아노에 맞추어 밝고 빠른 복음성가가 시작되면 영낙없이 짝! 짝! 짝! 예림이의 박수가 시작된다. 엄마, 아빠의 피를 받아서인지 박자도 너무나 정확하다. 어쩌다가 너무 귀여워 눈을 맞춰보면, 표정하나 변함없이 진지하고 열성적인 모습으로 찬양시간을 즐기는 예림이를 보게 된다
그것까지도 좋다. 인도자가 찬양 도중에 기도를 드릴 때도 앙징 맞은 두 손을 모으고 조금의 요동도 없이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아이들이란 성정이 어른들이 해 보라고 하면 잠시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가도 바로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이 정상인데 적어도 예림인 찬양시간 만큼은 충성된(?) 모습의 어린 기독교인이다.
그런 예림이의 밝고 천진한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린 아이 하나를 가운데 세우시고 "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낯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자니라 " 고 진리를 말씀하셨던 예수님!
어른들을 만나면 한결 같이 자신이 이룬 작은 업적이나 사역에 대해 너무나 많이 자랑하는 모습을 자주 대한다. 예수님 말씀처럼, 자랑이나 칭찬은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해주어야 하는 것일텐데 말이다. 내 속에도 이런 어리석음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 흉을 절대로 볼 수 없는게 나 자신이다. 예림이를 통해 나를 볼 수 있는 눈을 열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언제나 이런 깨달음과 자기성찰 속에서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을 읽기 원하며,
예림아! 고마워. 목소리 잘 가다듬었다가 다음 주일에 또 만나서 하나님께 찬양드리자. 귀여운 우리 예림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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