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초장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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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기념 예배를 드리고 나서- 예림이 2편
손연숙 2007-10-22 추천 1 댓글 0 조회 984

먼저 개영 1주년 감사예배를 은혜가운데 지킬 수 있도록 귀한 분들을 보내주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드린다. 또 사람의 이성이나 인내심같은 것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던 지난 1년동안을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며 순종하는 마음으로 버텨와 주신 우리 푸른초장교회의 충성스러운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하나님께서 지워 주신 사명이라고 믿고 그 한 마음으로 달려왔기에 오늘의 감사가 가능한 것이었기에 말이다. 

이사야 60장을 배경으로 들려 주신 박만희 서기장관의 말씀은 바로 우리교회가 가져야 할 꿈이요 비젼이었고, 다시 한번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앞에 서게 한 귀한 말씀이었다. 정성과 사랑으로 준비한 식사를 나누며 친교의 현장에 함께 계신 주님을 느낄 수 있었고, 오랫 만에 만난 형님들의 식탁은 그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화기애애한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는 한폭의 그림과 같았다.

 

오후3시. 예정된 제2회 작은 음악회의 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서 그리운 얼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멀리 시카고에서 한국에 영어학원강사로 온 3명의 구세군 가족들도 잠시나마 흥겨운 브라스의 음률에 타국에서의 어려움을 잊고  향수를 달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첫 피아노 독주를 해준 희정이와 희윤이의 진지하고도 손떨리는 연주는 훗날 멋진Concert Hall에서 연주복을 입고 피아노의 건반을 춤추듯 비상하는 또 하나의 훌륭한 연주자를 상상하게 하는 흐뭇한 연주였음을 모두가 공감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담임사관의 부탁 한 마디에 흔쾌히 대 가족을 동반하여 특별찬조로 우리 음악회를 격조있게 장식해 주신 이종원집사님 가족과 일행으로 오신 음악인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돌려 드린다. 비록 숫적으로 미약하고, 완전한 모습을 갖춘 음악회는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사는 모든  영혼들이 함께 어우러져 드린 아름다운 가을의 작은 음악회였다.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 예림이 이야기.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 그날, 하사관 임명을 받는 아빠. 엄마를 따라 강단에 잠간동안 나가서 서있기는 했지만, 음악회에서 보인 예림이의 행동은 잠자다가도 웃음이 터져나오면서 도저히 내 머리로서는 이해가 안간다. 누가 그 어린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비교적 우리또래의 어른들은 어린아이들은 생각이 없다고 알고있었고 그렇게 믿으며 살아왔다.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고 세상이 바뀌면서 아이들의 존재가 예전의 어른들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개체로서의 인격임을 터득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는 아이들이 우리 가정이나 사회의 보이지 않는 주인역할을 하는 것이 오늘의 세태임을 넉넉히 알고 있다.

그날,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음악회에서 마이크로폰을 잡고 계속 사회를 하며 악대를 지휘하는 아빠 때문이었을까? 순서 마지막으로 임종완 악대장의 Amazing Grace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앞자리에서 맴돌던 예림이가 아빠가 연주하는 무대 앞. 조금 오른편에 자리를 잡고 서는 것을 보게되었다. 우리 교회에 와보신 분들은 알지만, 우리 강단은 바닥에서 약 20cm 정도의 높이로 된 얕은 단이다. 강단으로 올라가지는 않고  그 밑에, 그냥 아빠가 연주하는 그 앞에 차렷자세로 거기다가 너무나 진지한 모습으로 서있는것이다. 누가 시켜서 그렇게 정색을 하고 천연스럽게 자리를 꽉 메운 청중들 앞에 서 있겠는가!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외국인 선생들이 도저히 웃음을 참지못하여 괴로워 하고 나도 은혜스러운 악대장의 연주를 마음으로 들으며 곁들인 예림이의 찬조출연에 (?)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나는 얼른 가방에서 껌을 꺼내 예림이를 유인했다. 여기 와 앉으라고 손짓하며.

내 손에 껌이 들려진 것을 보더니 서슴없이 걸어와서 껌을 받고 여기 앉으라는 내말을 아랑곳 하지 않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아빠와 엄마의 연주는 계속되고..... 그런데 이건 또 웬일! 그 자리에 서서 껌의 껍질을 벗겨서는 다시 나에게 갖다주고 여전히 다시 돌아가 그 자리에 선다.

아빠의 연주가 다 끝날 때까지 아빠 옆에 서서 예림이가 보여 준 행동은 그날 음악회에 참석했던 든 사람들의 마음에 또 하나의 가르침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칭찬하셨던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꾸밈없고 가식없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무슨 생각이던 예림이가 생각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진지한 모습으로 서 있지 않았을까? 

우리 각자는 나름대로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산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고 정죄하며, 당을 짓는 우리 어른들의 사고방식 속에서, 작은 마음과 작은 머리로 무언가 생각하며 그 자리에 그토록 진지한 모습으로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서 있던 3살배기 꼬마 우리 예림이의 귀여운 모습이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아름답고 귀한 시간이었다.

들에 피는 들꽃하나를 들어 우리를 교훈하신 예수님,

변함없이 우리 모두를 들어서 당신의 귀한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영광을 돌려 드린다. 다시 맞이하게 될 내년도의 감사예배를, 그리고 3번째의 멋진 음악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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